- 키보드를 찾아보자; 어쩌다가...2023년 12월 25일 20시 14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Taeyong, Lee.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늘어나고, 많은 사회인들은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게 됐다. 거기에 취미도 컴퓨터로 하게 되면 하루의 절반 이상을 책상에 있는 컴퓨터 앞에서 보내게 된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시뮬레이션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주로 하니 컴퓨터 이용이 불가피하고, 주로 서적과 인터넷 서칭으로 지식을 얻기 때문에 책상에서 매우 오랜 시간 앉아있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 게임, 인터넷 서칭을 많이 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시간이 매우 길다.
길게 사용하다 보니, 점점 손목과 목, 어깨에 무리가 가기 시작했고, 크고 작은 염증을 진단받거나 하는 일이 잦았다. 물론, 쉬면 대부분 해결되는 수준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평소생활에서 악화시키는 요인을 없애는 게 좋겠다 싶어, 먼저 어떤 상황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확인해 보았다. 물론, 필라테스나 헬스 등의 운동으로 해결되는 문제들(라운드 숄더, 목 근육 뭉침, 등등)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평소 생활에서 문제가 되는 상황이 오래 유지되면,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할 마우스는, 나에겐, 큰 문제가 아니었다. 평소에 FPS 게임을 자주 안 하기도 하고,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이는 걸 중요시하는 활동을 거의 안 한다.
문제는 "키보드"였다. 그리고, 난 "키알못"이다.
키보드의 근본적인 문제
평소에 사용했던 키보드는 고래 키보드로 유명했던 바밀로 VA108M 시리즈의 Forest fairy edition이다 (지금은 단종되었다). 풀배열 키보드이기 때문에 정말 크지만, 소화 가능하다면 키가 작은 것보단 많은 게 더 좋다. 그리고 구매 당시엔, 텐키리스 말고는 다른 배열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축은 체리 저소음 적축을 사용하였고, 입력압이 낮은 편이라 굉장히 살살 눌러도 충분히 키가 입력되면서 서걱 눌리는 감이 매우 좋다. 더하여, 넘패드 위에 있는 4개의 추가키로 탐색기, 계산기, 미디어 등을 지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도 상당히 편리하다.
나에게 거의 완벽에 가까웠던 이 키보드는 결국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타자에 메인으로 필요한 qwerty 키 부분(Character 키)이 모여있다는 것이다.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대부분 키보드가 이 부분을 나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이 키들이 모여있는 게,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키보드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갖고 알아보게 된 계기이다.
키보드 종류를 한번 살펴보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널리 사용되는 키보드들은 타자에 메인으로 필요한 부분인 Character 키들이 대체로 일정하다.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104 키를 기본으로 풀배열(100%)이라고 말한다. 위에서 소개한 108 키는 커스텀에서 지정할 수 있는 4개 키를 추가하여 108킬로 만든 키보드이고, 일반적이진 않다. 여기에서 국가별로 필요한 키가 추가되거나 할 수 있고, 이는 주로 오른쪽 Alt버튼(KC_RALT)이나 Function 키로 할당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풀배열은 키보드가 굉장히 길고 크다. 앞에서, 소화 가능하면 키가 많을수록 좋다고 했는데, 이렇게 긴 키보드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있는 지도 포함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길이를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사용빈도가 적은 키들을 조절한다. 방향키 위에 있는, Insert, Delete, Page up, Page down, Home, End, Print screen, Scroll lock, 그리고 Pause break 키들 중 사용빈도가 정말 낮은 3개의 키를 없애고, 오른쪽 Ctrl키를 없애, 키보드를 가로로 줄인다. 주로, Print screen, Scroll lock, Pause break를 없애고 하나를 커스텀 키로 주거나 한다. 이렇게 100 키 키보드(또는 96% 키보드, 컴팩트 풀배열)도 존재한다.
텐키리스는 풀배열 키보드에서 넘패드 부분을 없앤 것이다. TKL 키보드라고 불리는 이 키보드는 80% 키보드, 또는 87 키 키보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론 정확히는 83.7%의 키를 가지고 있긴..하다.). 풀배열 키보드들보단 훨씬 적은 면적을 차지하여, 마우스가 움직이는 면적이 더 넓어져서, FPS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선호한다. 여기에서, 앞서 100 키처럼 안 쓰는 키들을 일부 정리하면, 75% 키보드, 또는 84 키 키보드가 된다 (사실 이게 80.8%의 키를 가지고 있다...ㅎ). 이 배열은 조금 큰 노트북에서 자주 사용된다.
여기에서, 펑션 키들(F1~F12)을 삭제하고 사용빈도가 낮은 Editing 키들을 일부 정리하면, 68 키 키보드(또는, 65% 키보드)라고 불리는 컴팩트 키보드가 된다. 컴팩트 키보드 그냥 검색하면,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컴팩트 키보드...가 나오는데, 이는 80 키에 가까운 키보드이고, 우리나라에서는 65% 키보드로 더 잘 검색된다. 더 나아가서, Delete, Page up, Page down, 그리고 게임할 때나 주로 사용되는 방향키를 정리하면, 61 키 키보드(60% 키보드)라고 불리는 미니 키보드이다. 사실 이 배열부터는 잘 쓰이진 않고, 커스텀 키보드 킷을 사야 거의 접할 수 있었...다. 우팅 키보드가 널리 쓰이기 전까지는.
널리 쓰이는 60%, 65%, 75%, 80%, 96%, 100% 어떤 배열을 확인해도, Character 키들은 모여있다. 이것은 키보드 사용에 근본적인 문제를 초래한다. 글을 쓰거나, 코딩을 하는 사람들은 타이핑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데, 내 두 손이 모여있게 된다. 이는 간헐적으로 손목을 위로 꺾이게 만든다. 그리고, 어깨를 앞으로 모이게 하여 라운드 숄더를 초래한다. 그러다 보면, 가슴 근육의 수축과 등근육의 이완이 고정되어 굳어버리니, 목부터 척추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인체공학 키보드?
이런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가장 먼저, 인체공학 뭐시기를 찾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인체공학 키보드 중에 유명한 키보드는 Microsoft ergonomic 시리즈가 있다. 위 그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상당히 깔끔한 풀배열이고, 팜레스트를 기본 제공하여, 손목이 지면 위로 꺾이는 현상도 방지해 준다. 하지만, 키가 모여있어 내가 생각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물론, 저 정도로도 손목이 수직으로 꺾이는 것은 해결되긴 한다.
옆 동료 연구원이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키보드 가운데가 위로 올라와 있어, 손목 각도가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타이핑하는 데에 생각보다 편해 보였다 (실제로 사용 후기도 그랬다). 이후엔 졸업해 버려서 긴 시간 후기는 들을 수 없었지만, 풀배열 키보드를 찾는 사람에겐 적절할 수 있을 것 같다. 더하여, 가격도 10만 원 정도로 적절하게 형성되어 있어, 부담이 적다.
스플릿 키보드?
하지만, 위에서 봤듯이, 기본적으로 키들이 모여있는 게 문제였다. 어떤 형태로던, Character 키들이 모여있다면, 이 배열에 맞게 손목 각도를 고정하게 될 것이고, 오랜 시간 타이핑하면서 라운드 숄더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때문에, 이 키들이 완전히 분리되는 형태를 찾게 되었다. 나는 이 키보드 종류가 스플릿 키보드로 분류되는 것을 알게 됐는데,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Moonlander가 있었다.
위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굉장히 특이하게 생겼다. 적어도, 당시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기능이 모두 있는 모습이었다. 키보드를 반으로 나눠서 양 옆으로 멀리 떨어뜨릴 수 있고, 팜레스트가 있고, 레그가 있어 각도도 조절 가능했다. 다만, 키 배열이 뭔가 이상한(차후엔 종류를 알게 된다) 모양이었고, 가운데에 뭔가 버튼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어깨를 펴고 타이핑만 할 수 있다면, 배열 정도는 익숙해지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러 개발 유튜버들이 Moonlander 사용후기를 올려서, 구입 바로 직전까지 갔었다.
그런데, 가격이 40만 원을 넘었다. 내가 원하는 옵션까지 모두 추가하면 60-70만 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키보드 하나에 투자해야 했다. 당시엔 커스텀 키보드는커녕 축 종류도 제대로 다 모르는 키린이 그 이하였고, 키보드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 정도의 금액을 투자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무선도 아닌 키보드에 백만 원의 절반이나 되는 금액을 투자할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다른 스플릿 키보드를 찾기 시작했으나, 거의 모든 스플릿 키보드들의 가격이 40-60만 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었다.
좌절적이다. 나에게 키보드는 비싸봐야 20만 원 정도 하는 정도였는데, 갑자기 40-60만 원이라니. 설령 사더라도, 이 키보드가 진짜 내가 원했던 키보드가 맞는 지도 알 수 없었고, 적응이 가능한 수준인지도 몰랐다. 만약에 실패라도 하는 순간, 그 달에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는 큰 금액이 무로 돌아가게 된다. 스플릿 키보드는 유명한 배열도 아니어서, 중고로 팔기도 힘들 것이다. 이렇게, 나에게 맞는 키보드를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왼손 키보드?
첫 시도는 왼손 키보드(한손 키보드)였다. 본래는 FPS 유저들 사이에서 꽤 쓰인다는 키보드인데, 키보드의 왼쪽만을 자른 것이다. 이 키보드와 기존 키보드를 꺾어서 각도를 맞추고 두 키보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가격도 2-3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매우 저렴한 수준이고, 꽤 손목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기존 키보드를 같이 사용하니, 상당히 공간을 많이 차지하여 불편했다. 또, 왼손 키보드는 알리발 중국 제품이 상당히 많고,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레이저에서 나오는 타르타로스나 클립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상품들이 있지만, 디자이너들을 위한 장비로 분류되어 키가 너무 적었다. 결국은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 평생 동안 이렇게 사용하기엔 어려웠다. 결국 임의로 두 키보드를 사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
스플릿 키보드!
앞에서 한손 키보드로 각도를 임의로 설정해서 사용해 보니, 이 방법이 좋아 보였다. 방향성은 스플릿 키보드로 잡았다. 그렇다면, 첫 번째 목적은 어떻게던 스플릿 키보드를 싸게 구해서, 사용해 보는 것이다. 맞는지 알아야 정착을 하지. 하지만, 대중성이 없는 상품은 가격을 내리려는 경쟁도 없었다. 그 말은 즉슨, 가격이 낮은 기성품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몇십만 원을 호가했고, 비싸게는 백만단위까지 갔다. 어쩌다 보니 대중성 있는 취향이 왜 좋은 지 알게 됐다(...). 결국, 나는 키보드에는 관심이 거의 없는 상태로, 커스텀 키보드에 손 대게 된다...
'주저리주저리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보드를 찾아보자; DIY 키트를 사자 [MechWild Mokulua 키보드] (0) 2024.06.29 키보드를 찾아보자; 재료부터 사는 첫 커스텀? (1) 2024.01.02 게임을 "잘" 즐긴다는 것 (0) 2023.12.13 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